오랜만에 치른 일본어 능력시험과 만남에 대한 생각

JLPT N1 합격인정서
JLPT N1 일본어능력인정서.

JLPT N1

2023년 12월, JLPT N1 시험에 응시하고 3월 초 합격인정서가 도착했다. 2015년 유학생 시절, 도쿄에서 마지막 시험을 치른 후 8년 만의 일본어 능력시험이었다.

이제는 일본어에 따로 시간을 할애할 만큼 흥미가 없어 공부는 하지 않았지만, 현지에서 살았던 경험이 있어 합격은 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아슬아슬하게 합격할 수 있었다. 결과 발표 초기에는 예상보다 점수가 나오지 않아 꽤 실망스러웠지만, 공부를 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였다.

JLPT N1 일본어 능력시험 합격인정서
2023년 12월 시험을 치르고 2024년 3월 JLPT N1 합격인정서가 도착했다.

좋은 만남과 그렇지 않은 만남

살아가다 보면 최종 학력이 해외인 이상 유학은 항상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다.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든 결국 일본에서 살았던 것이 대화의 주제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그렇다.

상당히 피곤한 상황이지만, 좋은 사람들과 대화에는 이 경험은 긍정적인 주제가 되어 소통에 윤활제 같은 역할을 하며, 때로는 유학이나 여행에 대해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항상 좋은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성향을 가진 사람들과의 만남에서 특히 그렇다. 굉장한 학벌과 자격을 갖춘 사람도 있었고 현장 출신 노가다도 있었다. 접점 없는 둘의 공통점은 운이 좋아 업계에서 나름 성공했다는 것이고, 여유로운 생활에서 나오는 자신감 넘치는 사람인 듯 보이나 실력이나 깊이 따윈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겸손이라는 단어를 모른다. 최근 해외 관광이 유행이 된 영향인지 일본에 관심 또한 많으며, 현지에서 써먹을 이유인지 어디선가 초급 회화도 배워두었다. 그리고 초면에 대뜸 관광지에서나 써먹을 법한 어설픈 일본어로 시험해 보려 하는 무례함도 서슴없이 보여준다. 피곤하고 황당한 사람들이 내 소중했던 시절을 멋대로 평가하려 든다는 것이 참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틈틈이 독서를 하거나 전공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할 때면 나의 무지함과 부족함을 발견하며, 겸손하게 살아야 함을 느낀다. 반대로 어설프게 알수록 용감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되지 않도록 항상 명심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