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7년(순조 27년), 효명세자는 창덕궁 후원에 순조와 순원왕후의 연회를 위해 연경당을 짓는다. 연경당의 건축적 특징은 ‘단순함’과 ‘자연스러움’이다. 궁궐 건축을 벗어나 민간 사대부가 형식을 취하고 단순한 가구법을 선택했다. 완벽한 수평, 수직을 고집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휜 부재를 그대로 사용하여 후원이라는 장소의 본질을 건축적으로 드러냈다.
‘단순함’은 연경당 권역 내 다른 건축물과의 대비를 통해 명확해진다. 동쪽 화계에 있는 농수정은 연경당 본채와는 달리 화려한 장식과 복잡한 가구법을 따른다. 또한, 서재인 선향재는 청나라 양식을 도입하여 이국적인 형태를 보인다. 이러한 대비를 통해 건축적 의도를 강조하고 있다. ‘자연스러움’은 부재뿐만 아니라 배치 계획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연경당의 느티나무 세 그루는 건물 배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대지의 정중앙에 있는 느티나무는 연경당의 중심축 역할을 한다. 이를 기준으로 동쪽에 사랑채, 서쪽에 안채를 두었다. 두 영역을 구분 짓는 내외담은 느티나무를 피하고자 직선이 아닌 꺾인 형태를 취한다. 이는 자연 소재가 직접적으로 건축의 기준이 되었음을 시사한다.












REFERENCE
김왕직 저『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2007) | 동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