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 배치로 풀어낸 대지의 조건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은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가장 작은 규모의 한옥으로 넉넉한 대지에 자유로운 공간 구성을 보이는 주변 세도가의 가옥과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이 가옥의 원래 장소인 북촌 일대는 당시 과밀한 도심지로 ‘한정된 대지’라는 조건에 대한 건축적 해답을 묻는다.

「ㄱ」자형 평면의 안채와「ㅡ」자형 평면의 사랑채 및 문간채를 연결함으로써 서로 다른 용도의 공간을 결합한다. 이는 결과적으로 안마당을 중심으로 외부를 향해 닫힌「ㄷ」자형 평면을 형성한다. 특히 부엌과 광, 문간채와 같은 비거실 부분을 도로 경계 그리고 안채와 사랑채 사이에 배치하여 외부 시선을 차단하고 공간의 기능을 분리한다.

화려한 장식이나 기교가 아닌 단순한 구조 속에서 오로지 배치만으로 공간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이는 곧 근대기 ‘도시형 한옥’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화방벽
화방벽 | 진입로에 위치한 화방벽으로 장대석 기단 위에 사괴석과 벽돌로 쌓아 마감하였다. 도로 경계에 화방벽을 설치함으로써 외부의 시선을 차단한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문간채
문간채 | 세 칸 규모의 ‘ㅡ’자형 평면으로 삼량가 민도리식 가구의 평대문이다. 대문에서 바로 안마당이 보이지 않고 동선을 한번 틀어서 입장하도록 계획되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사랑채
사랑채 | 세 칸 규모의 ‘ㅡ’자형 평면으로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에 온돌방이 있다. 삼량가 민도리식 가구로 외벌대 기단 위에 간결히 구성되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사랑마당
사랑마당 | 담장과 문간채로 구획된 사랑마당. 좁은 장소에서 다양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배치 계획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안채
안채 | 대청을 중심으로 좌우에 온돌방을 배치한 ‘ㄱ’자형 평면이다. 일고주오량가 민도리식 가구로 기교 없는 단순한 가구법을 채택했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안채
안채 | 외벌대 기단 위에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로 특별한 장식 없이 간결한 구성이다.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안마당
안마당 | 서로 다른 용도를 가진 공간들이 결합하여 만들어낸 안마당이다. 과밀한 도심 속 유일하게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나만의 소우주이다.

REFERENCE

김왕직 저『알기쉬운 한국건축 용어사전』(2007) | 동녘
삼청동 오위장 김춘영 가옥 정밀실측보고서(2015) | 서울특별시